셀프포트레이트2009/05/30 12:01



참 고단한 시기입니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오늘은 마음먹고 나를 위로하기로 해보았습니다.

몇번을 쓰고 지우고.
또 그렇게 쓰고 지워보지만 마땅한 말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렇게 애꿎은 담배만 피우다가
얼마전에 찍은 사진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흑백 필름으로 찍은 사진 인데 필름이 안감겼나 봅니다.
두컷이 겹쳐져 상이 맺혀있습니다.

카메라의 오작동입니다.
노출도 제멋대로이고 촛점도 흐리멍텅하기만 합니다.
필름에 오물질도 묻어버렸네요.
이런걸 어디다 쓰나 하다가도 한참을 들여다 보니 나름 매력이 있는 사진입니다.

그래서 이 사진을 사랑해 보기로 했습니다.
나랑 참 닮은 구석이 많아 보여서요.


난장.

2009/05/30 12:01 2009/05/30 12:01
Posted by 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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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갑작스런 죽음앞에 당혹감과 허탈함을 느꼈던건 저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 상황속에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침묵 이었습니다.
아무말 없이 어떤 감정적인 발언도 삼가며 그저 틈틈이 당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제가 해야할 도리라 생각했고
당신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애도의 방식이라 생각했습니다.

호들갑을 떨고 싶지도 않았고 당신때문에 슬프다고 응석을 부리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이 미쳐버린 땅덩어리를 조용히 그리고 평안히 떠나셨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견디고 오늘 당신의 영결식에 다녀왔습니다.
낡은 필름카메라 한대와 유통기한이 몇년도 더 지난 빛바랜 필름 한통을 들고서 말입니다.
일로써가 아니라 그저 당신의 가시는 길을 나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유도 모른채 많은 눈물을 흘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집에와 당신을 떠올리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이제 저 먼곳으로 가신 당신이기에
편지 한장 날려보내도 좋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

그곳에서는 평안하십시오.
어떤 연유에서든 이땅에서 참 많이 외롭고 고되셨을터이니 이제는 평안하십시오.
고생하셨습니다.

하지만 차마 당신께 고마웠다는 감사했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당신이 목숨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원칙과 소신이 있었듯이 이것은 저의 원칙과 소신입니다.
FTA라는 칼자루를 쥐고 신자유주의의 광풍으로 우리를 나락으로 밀어내고 열사정국을 만들었던
바로 그사람도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바보 노무현의 권력에 대한 항거와 투쟁들. 세상을 좀더 좋게 하고자 당신을 던졌던 모습들.
그것들만 내마음에 담아두고 당신을 보내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ps.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고 블로그를 다시 열려고 마음을 먹었던지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주인도 없는 공간에 다녀가신 분들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난장.




2009/05/30 00:05 2009/05/30 00:05
Posted by 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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